저자소개
지은이
전삼용 요셉 신부
천주교 수원교구 사제다. 할머니의 ‘죽음’이 첫 기억이다. 죽음의 두려움을 이기는 유일한 무기가 ‘행복’임을 깨달았다.
참 행복에 이르기 위해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지 알려줄 창조자를 찾아야만 했다.
하느님을 알기 위해 책을 읽고 기도를 배웠다. 신학생 때 인격적으로 그리스도를 만나는 체험도 하였다. 이 기도 발전의 과정을 신학적으로 정립하는 과정을 거쳤다.
로마에서 성서신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교의 신학 석·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수원교구 영성관에서 6년 동안 하느님과의 실질적인 만남의 통로인 ‘기도’의 방법을 집필하여 이렇게 나누게 되었다.
강론집으로 『여인아, 왜 우느냐?』, 『갈릴래아로 가라』, 『사랑엔 두려움이 없습니다』를 집필하였고,
조금 더 신학적인 『나는 왜 교회를 믿는가』를 집필하였다.
현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신부로 있으며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개인 유튜브 채널이나 평화방송을 통해 깨달은 진리와 받은 은총을 신자들과 활발하게 나누고 있다.
머리말
하느님을 닮아가는
‘더 높은 기도’를 향해
가끔 신자들에게서 “요즘엔 기도가 잘 안 돼요.”란 고민을 듣습니다. 기도가 잘 안 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청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분심이 많이 생긴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사실 기도가 잘 안 된다는 말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도가 잘 되고 안 되고를 결정하는 기준은 내가 무엇을 바라고 기도했는지가 핵심입니다.
기도는 나로 인해 하느님께서 변하심이 아니라 하느님으로 인해 내가 변해가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기도가 힘든 건 기도가 잘 안 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는 내가 하느님의 본성과 멀어지는 기도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우리는 항상 더 높은 수준의 기도를 지향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들처럼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생합니다.
아기가 수없이 넘어지면서도 일어서 걸으려고 하는 모습은 부모에게 큰 기쁨을 줍니다. 이것이 자기를 위해 희생하는 부모에 대한 보답입니다.
기도를 발전시키지 않으면 주님의 은총을 낭비하는 사람이 됩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누구나 기도의 기술과 능력에 따라 각기 다른 높이를 차지하고 그 높이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의 기도법을 선택하여 올라가야 합니다.
‘각자의 영성에도 그 높이에 차이가 있기에 자기 수준에 맞추어 알맞은 기도법을 찾아야 한다’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주제입니다.
그래야 누군가 추천하는 한 가지 기도법에 사로잡히지 않고 필요한 기도법을 매번 새롭게 찾아낼 수 있습니다.
또한 기도의 시간이나 수치에 상관없이 집중력의 한계에 따라 자기만의 시간과 장소를 정해 기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면을 고려할 때 기도와 가장 비슷한 것이 ‘운동’입니다. 운동은 육체에 유익합니다.
기도는 육체는 물론이고 영혼에 유익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강도로 운동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 능력과 기술을 고려해야 합니다. 몸이 허약한 사람에게 격한 운동을 시킬 수는 있습니다. 기도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도가 발전하려면 먼저 자기 영성 수준을 알고 그에 알맞은 수준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나의 영성 수준을 어떻게 알아차리면 좋을까요? 가장 좋은 방법은 자기 ‘믿음’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믿음은 내가 누구인지를 결정하고, 희망은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결정합니다. 그런데 희망은 믿음에 의해 결정됩니다.
따라서 믿음만으로도 나의 영성 수준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때 내 영성 수준이 어디 위치인지 찾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책을 읽어갈수록 조금씩 더 어렵고 모호하고 어쩌면 받아들이거나 실천하기 힘든 내용들이 나올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의 나는 읽고 있는 그 부분의 이전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읽기 시작하였다면 참고 끝까지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지도를 끝까지 훑어보고 길을 떠나는 여행자는 훨씬 수월하게 목적지에 도달합니다.
어떤 것이든 배움에 지치지 않으려면 지속해서 발전해야 합니다. 기도도 먼저 자기 영성 수준을 알아보고 그에 맞는 기도법을 찾아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발전해야 즐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영성 대가들의 가르침을 종합하여 영성의 단계를 기술하였습니다. 덕분에 자신의 수준을 발견할 수 있고 그때 필요한 기도법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믿음으로 얻어지는 것이 ‘자기 정체성’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가 하느님 자녀가 될 귀중한 존재임을 믿게 하시기 위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러면 자신이 믿는 그 존재로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희망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믿음과 희망으로 사랑의 높이가 결정됩니다.
아기가 어른으로 성장할 때 그러하듯, 모든 신앙인도 끊임없이 자기 정체성의 변화를 겪습니다. 기도는 나의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믿음을 다지는 시간이고,
그 믿음의 수준에 따라 기도 방법도 달라집니다. 풍랑 속에서 예수님을 만나도 배에 그대로 머무는 사도들이 있는가 하면
그분처럼 물 위를 걷겠다고 뛰어내리는 베드로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할 수 있다면 배 위에 안주하지 말고 비틀거리더라도 베드로처럼 더 높은 수준으로 나아갈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이 책이 출판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이자 수원교구 교구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님께 가장 큰 감사를 드립니다.
주교님의 격려와 신뢰가 없었다면 이 책이 출판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넓은 아량으로 언제나 친절하신 총대리 이성효 리노 주교님과 다정하고 친근하게 용기 주시는 문희종 요한 세례자 교구장 대리 주교님,
그리고 존경하는 선후배, 동기 신부님들께도 잘 지켜봐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을 출판하도록 허락해 주신 하상 출판사 사장 황현 율리오 신부님, 출판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써 준 이 비오 팀장님, 디자인팀 정 글라라 자매님,
교정을 도와준 최 루치아 자매님과 표지그림을 그린 심 카타리나 자매님께도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제 책을 좋아하셨으나 지금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세상에서 저를 가장 사랑하시는 어머니, 형님들과 형수님, 사랑스러운 조카들에게도 감사를 전합니다.
더불어 개인적 친분으로 저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는 가족이나 다름없는 교우분들에게도 더욱 감사를 드립니다.
글이나 동영상을 통해 만나는 교우분들께도 지면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이 제가 계속 나아가게 하는 힘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구매하여 읽고 영성의 길로 나아가시는 모든 독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책을 읽으심으로써 가난한 이들을 돕고 선교에도 한몫을 담당하시게 됩니다. 이 책의 수익금은 국내외 자선단체와 선교단체에 전액 기부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2024년 1월
전삼용 요셉 신부